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파이어 펀치 (문단 편집) === 변조되면서도 유지되는 '연기'라는 테마 === 이야기가 미친 듯이 날뛰면서도 유독 '연기'라는 테마는 계속 유지된다. 이 작품의 몇 안 되는 일관성이면서도 사람들이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 그리는 만화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 연기 이야기가 처음 소개된 것은 치유 능력자 '잭'이 소개되면서부터인데, 자신은 단순한 외면보다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알아가는 걸 더 좋아하고, 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외면과 내면이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네네토에게 말하면서부터이다. 인간과 개가 다른 점은, "인간은 때때로 자신의 내면을 숨기기도 한다"는 점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말이 만화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 말을 듣고 네네토는 마음을 열어주는 척 '연기'한다. 이후 또라이 영화감독 토가타가 등장하면서 이 연기 논의는 점점 많은 인물에게 확대된다. 여동생의 죽음으로 삶의 의지를 잃은 아그니는 그토록 사랑했던 여동생의 '살아달라'는 마지막 부탁 때문에 억지로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아그니는 복수에 사로잡힌 '파이어맨[* 초반에는 토가타가 아그니를 그렇게 부른다.]'을 연기한다. 유다는 지구가 멸망해 가는 가운데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존재하지도 않는 국왕과 얼음의 마녀가 존재하는 척 '교주'를 연기하고, 토가타 역시 자신 내면의 남성성을 숨기며 세상 일에 무심한 쿨한 여자를 연기하고 있었다. 토가타는 영화에서는 항상 멋있는 [[톰 크루즈]]가 사생활에서는 썩 좋은 모습이 아니란 걸 언급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면 자신은 현실의 톰 크루즈 역시 멋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연기를 위해 쓴 가면이 본래 연기자의 얼굴을 압도하게 되는 것인데, 무서운 점은 연기자 역시 자신의 가면에 압도당한다는 것이다. 복수귀를 연기해달라고 주문한 토가타 때문에 아그니가 진심으로 유다에게 복수를 원하게 된 점, 그리고 도마를 용서하기로 한 아그니가 여동생의 부탁 때문에 만들었던 자신의 '복수자' 가면에 압도당해 끝내 도마를 죽여버린 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가면을 상징하듯이, 이 복수귀 인격이 드러날 때는 얼굴이 바뀐다. 맨얼굴이 인간으로서의 아그니, 불붙은 쪽이 연기를 위해 만든 가면을 상징하는 듯하다. 평소에는 둘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이지만, 이 복수자일 때는 온 얼굴이 불타는 무시무시한 얼굴이 된다. 투구남과 싸우기 직전에는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가면처럼 도려내어 버리는 연출도 나온다. 즉 자신의 맨얼굴 = 본인이 가면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최종장에서 이 압도에 관련된 과거 일화가 소개되는데, 어릴 적 식량이 얼마 남지 않은 걸 두고 아그니는 엄마에게 자신과 루나는 뒷산에서 감자를 캐 먹었으니 배가 부르다고 거짓말을 했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물어보니 루나는 정말로 자신이 감자를 먹어서 배가 부른 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선의의 거짓말이 진실을 압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만화는 '연기'를 두고 "인간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불행하다"는 식의 일차원적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마을 촌장의 입을 빌려서 "눈은 누군가에게 만져졌을 때 차갑다는 것이 알려지듯이, 사람도 다른 누군가에게 닿았을 때 그 사람이 따뜻하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을 개나 돼지라고 생각하더라도, 누군가가 그를 사람이라고 여기면 사람이 된다"고 말하면서 연기라는 걸 긍정하기도 한다. 토가타의 톰 크루즈 얘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은 본인 스스로 본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남들의 평가로 자신을 알게 되고, 그렇기에 연기도 부정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 얘기가 나온 이후에 아그니가 다시 불타는 남자로 돌아가는 점도 인상 깊다. 또한 마지막에 모든 갈등이 유다의 희생으로 종식되면서, 유다는 "사람은 (어떤 역할을 연기하더라도) 결국엔 되고 싶은 자신이 된다"는 말을 남긴다. 이 말과 함께 더 이상 신이나 오빠, 파이어 펀치가 아니라 되고 싶은 사람이 되라고 하는데, 루나가 죽으면서 말했던 "살아줘", 유다의 모습으로 말했던 "죽어줘"와 달리, 불을 지워냄으로써 아그니는 마침내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게 되고, 만화의 시작과 끝이 연기로서 맺어진다. 물론 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은 단순히 연기를 하지 않는 게 아니다. 되고 싶은 자신이 되는 것이란 자신이 되고 싶은 자신을 연기하는 것과 같다. 이를 보여주듯 결말부에서 아그니는 아그니가 아니라, 자신이 죽인 선의 이름을 받고 유다의 바람대로 네네토의 동생으로 살아간다. 최후에 다시 만나게 된 유다 역시 아그니가 갈구하던 루나의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보고싶어했던 모습을 연기하고 투영하며 본작은 막을 내린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